진화론에 관해 친구와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트위터로 나눈 대화라 기본적으로 질문과 답변이 좀 짧습니다. 옮기는 과정에서 수정과 추가 설명을 더했습니다.
- 나: 진화론은 다른 과학 이론과는 다르게 믿는다는 표현을 쓰죠. 진화론, 쉬워 보이지만 주변에서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다들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믿거나 믿지 않거나, 종교처럼 대합니다.
- 친구: 저도 창조론자인데, 딴 건 모르겠고 다른 종이 생겨날 때가 진화론으론 이해하기 어려워서요. 창조론자들이 무조건 성경에다 끼워 맞추려고 해서 문제지 나름의 설득력이 있는 것도 많아요.
- 나: 진화론은 종의 분화를 아주 잘 설명해줘요. 취약한 부분은 생명의 탄생 부분이죠.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 친구: 제가 보기엔 진화론 자체도 결함이 많아서요. 그게 창조론의 근거가 되죠. 창조론은 진화론이 틀렸으니까 창조론이 맞는다는 식으로 늘 주장해요.
- 나: 아직, 결함이 없는 과학 이론은 없습니다. A 이론의 결함이 B 이론의 근거가 될 수는 없어요. 논리적 오류입니다.
- 친구: 종이 갈라지는 시점이 언제냐가 젤 중요한 듯한데 조상과 생식을 할 수 없으면서 서로 생식 가능한 암수가 나와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어째 한 쌍이 나왔다 치더라도 근친이라 번성하기 어려울 텐데요.
- 나: 종의 구분은 유전적으로 충분한 차이를 기반으로 하죠. 양자처럼 뚜렷이 구분되는 단위가 아니에요.
침팬지와 인간도 생식할 수 없을 정도의 유전적 차이가 있지만, 그 사이를 이어주는 유전적 다리가 있었지요. 지금은 그 유전적 다리가 멸종해서 침팬지와 인간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거죠.
인간은 감각기관의 범위 안에서 사물을 판단하려는 습성이 있지요. 인간의 수명에 준하는 시간 단위론 종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 같지만, 지질학적 시간 단위로는 충분히 연속적인 유전적 변이가 일어납니다.
- 친구: 이것도 창조론자들이 잘 걸고 넘는 것인데, 러시모아 산의 대통령 조각상을 많이 거론하죠. 오랜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스스로 저와 같은 작품이 만들어지는가? 마치 원시생물이 인간으로 진화한 거처럼요.
- 나: 진화는 누적된 변화입니다. 주사위를 6번 던져서 모두 6이 나올 확률은 6^-6이지만, 누적 시행으로는 1/6입니다. 조금 달라진 형질은 유전되고, 다음 세대에서 또 조금 달라지죠. 이게 바로 바위와는 다르게 생명체가 복잡한 형태로 진화한 이유입니다.
- 친구: 미씽링크 개념인데 화석을 조사하다 보면 진화의 과정이 매우 불연속이란 걸 알 수 있어요. 침팬지와 사람으로 치면 십 퍼센트 사람 구십 퍼센트 침팬지 이십 퍼센트 사람 팔십 퍼센트 침팬지 이런 식으로 화석이 발견되어야 하는 게 맞지 싶은데요.
- 나: 화석이 생성되는 조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걸 우리가 발견하기도 어렵고요. 모든 종이 다 화석으로 남을 수는 없지요. 다행히 우리가 진화를 유추할 만큼의 화석은 발견되고 있습니다.
- 친구: 진화론이 논쟁의 종지부를 찍으려면 새로운 종을 하나 만들어 보이면 될 텐데요.
- 나: 새로운 종은 유전공학 실험실에서 매일 같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진화론의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 친구: 종의 개념은 같은 종끼리 교배할 수 있어서 번성할 수 있느냐는 거죠. 무추는 씨앗이 없어서 스스로 번성할 수 없어서 종으로 볼 수 없고요. 제가 아는 한 종의 요건을 제대로 갖춘 새 생명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압니다.
- 나: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 쉽게 실험하지도 못합니다. 단세포 생물 등으로 주로 실험하겠죠. 이들이 생태계에 노출되면 생태계에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에 철저히 격리합니다.
- 친구: 제가 지적하는 건 진화론에서 아직 불충분하고 빠진 내용이 많다는 겁니다. 주요근거 들을 재현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 될겁니다.
- 나: 진화론은 과학계에서 가장 완벽한 이론입니다. 진화론이 공격당하는 건 일부 종교의 신념과 맞지 않기 때문이지요. 진화론의 시간 단위가 인간의 시간 개념과 차이가 크다는 점과 어설픈 교육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 친구: 진화론은 초중고 때부터 주구장창 했고 창조론은 한 학기 교양 수업이 다입니다. 교재는 시중에 나오는 얇은 단행본 두 권이고요. 창조론 반박 위주로 된 진화론 책은 없나요?
- 나: 진화론은 생물학의 근간인데, 교육과정에선 이걸 따로 때어서 다윈과 적자생존만 언급하고 넘어가니 우리나라에 창조론이 넘쳐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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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다윈이 1859년 출판한 책 《종의 기원》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책 목록은 리차드 도킨스 - Google 검색에 있습니다. 창조론에 쏟은 한 학기 정도의 관심만 진화론에 쏟으면 진화론이 불충분하고 빠진 내용이 많다는 오해는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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