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30일 금요일

새로운 파트너


맥북에어의 미려한 라인에 젖어서 기회를 엿보던 중, 한 가지 사항이 날 돌아서게 했다. 파이썬과 C++을 주로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나에게 SWIG 컴파일에 애를 먹는 시스템은 선택사항이 아니었기 때문!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맥을 쭉 써온 친구들이 단번에 컴파일하지 못하는 장면은 맥에 대한 환상을 깨버렸다. 뭐, 그 밖에도 맥의 부담스러운 가격도 한몫을 했지만.

씽크패드X201i 3249-nr2
대안으로 선택한 건 휴대성이 좋은 씽크패드 X 계열에 우분투를 깔아서 쓰는 것이었다. 스펙으로 들어나지 않는 씽크패드의 매력과 우분투라는 OS의 조합은 맥북에어에 대한 미련을 말끔히 날려주리라 믿었다. 그래서 선택한 모델이 X 계열 중 특이하게 100만원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한 씽크패드 X201i 3249-nr2였다. 출시된 지 조금 지나기도 했지만, 원래 저가 모델로 개발된 모양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델명에 붙은 i가 저가형이란 뜻이란다. 최신이란 수식어가 붙지 않는 모델의 장점은 리눅스에서 지원하지 않는 장치로 고생할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것! 같은 계열인 X201은 우분투 11.04의 인증까지 받았다.

노트북을 받은 날과 다음 날은 각종 깔린 윈도7 홈 프리미엄의 업데이트를 하며 보냈다. 하드웨어 이상이 생겼을 때나 바이오스를 업그레이드할 때 노트북에 깔려나온 윈도가 있으면 편하므로 윈도를 삭제하지는 않았다. 레노버에서 바이오스 업그레이드용 부팅 디스크 이미지를 배포하므로 이걸 이용하면 되지만, 역시나 윈도에서 ThinkVantage 시스템 업데이트를 이용하는 편이 편하다. 나온 지 오래된 녀석답게 업데이트도 참 많았다.

설치된 윈도가 64비트이니 우분투 64비트 버전을 깔기로 하고 보니, 2011년 9월에 설치할 수 있는 옵션은 두 가지가 있었다. 10.04 LTS11.04. 메모리 스틱으로 설치하는 방식을 이용했는데, 11.04는 설치 중에 커널 패닉이 발생했다. 남은 유일한 옵션은 10.04 LTS 64비트였고, 이 녀석은 다행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복구 영역과 공장 초기화 영역 등은 그냥 두고, 윈도에는 50GB를 할당했다. 스왑은 하드웨어 최대 지원 메모리의 두 배인 16GB를 할당하고 나니 우분투에는 420GB를 쓸 수 있었다.

디스크 공가 분배

설치 후, 바로 10.10을 거쳐 11.04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사용 중에 하드웨어 오류로 보이는 문제가 세 가지 발생했다. 첫 번짼 단 한 번 발생했지만, 무선랜 장치가 사라지는 문제. 이건 콜드 부팅 후에 장치가 살아났고 아직 이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는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무선 네트워크 신호가 잡히지 않거나, 무선 네트워크를 수동으로 끌 때 무선 네트워크 장치의 커널 모듈이 내려가는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이럴 땐, 아래와 같이 수동으로 커널 모듈을 올려줘야 한다.
$ sudo modprobe r8192se_pci
두 번째는 화면이 갑자기 꺼거나 아예 재부팅되는 현상으로 하루 사용 중에도 몇 번 일어났다. 노트북의 바이오스를 확인해보니 2010년 10월 26일 자 1.31 버전이었고, 이후 바이오스 변경 목록을 살펴보니 발생 조건은 다르지만, 디스플레이 블랙아웃 문제와 재부팅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이 있었다. 바이오스를 업그레이드하고 나니 이 문제는 사라졌다.

세 번째는 사용 중에 갑자기 멈추는 문제로, 노트북을 켠 상태로 들고 다니거나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고정되지 않은 곳에 두고 사용하면 종종 문제가 발생했다. 이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는데, 배터리의 결합부가 조금 의심이 간다. 다른 씽크패드는 배터리 결합부가 꽉 끼이는 느낌인데, X201i 3249-nr2의 배터리 결합부는 조금 헐겁다. 배터리가 고정부에 조금 유격이 있는 것 같다. 노트북을 켠 상태로 이동하거나 바닥이 고정되지 않은 곳에서 사용하면 전원부의 접촉불량으로 멈추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여기까지 해서 모든 하드웨어가 윈도7에서처럼 다 작동하는 건 아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지문스캐너. 이건 씽크위키를 참고 해서 잡으면 된다. 하지만 로그인 방식을 지문인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한 손가락의 지문만 등록할 수 있고 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지문을 요구하는 등, 윈도보다 매우 불편하다.

충격을 감지해서 하드디스크를 보호하는 Active Protection System도 직접 손봐줘야 한다. 필요한 패키지를 설치하고, hdapsd 서비스를 시작한다.
$ sudo apt-get install tp-smapi-dkms hdapsd
$ sudo /etc/init.d/hdapsd restart
작동 여부는 hdapsd를 직접 실행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래의 명령어를 입력한 다음, 노트북을 움직여 보면 하드디스크 파킹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sudo hdapsd
또한 find / 명령을 내린 후 노트북을 움직여 보면, 충격이 감지될 때마다 결과 출력이 멈추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냉각팬의 속도는 별도의 설정을 하지 않는다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일반적인 용도에는 충분하고 CPU 사용량이 많으면 부족한 속도다. 씽크패드의 온도에 따라서 회전 속도를 조절하려면 thinkfan을 이용해야 한다. 이 설정은 잘못 설정하면 노트북에 열 손상을 가할 수도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X201i가 저가 모델이라서 그런지, 장착된 온도 센서가 하나뿐이어서 각 부분별 온도에 맞춰 세밀하게 냉각팬 설정을 할 수 없다. 더욱이 인터넷에서 아직 X201i 용의 thinkfan 설정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기본 설정만으로도 만족스럽게 작동한다는 보고가 있니 용감하게 시도해보자. 먼저, thinkfan을 설치한다.
$ sudo apt-get install thinkfan
thinkpad_acpi 모듈이 팬의 회전 속도를 조정하도록, /etc/modprobe.d/thinkpad_acpi.conf 파일에 다음 줄을 추가한다.
options thinkpad_acpi fan_control=1
마지막으로 /etc/default/thinkfan의 다섯 번째 줄을 다음과 같이 수정해서 부팅할 때, thinkfan이 시작되도록 한다.
START=yes
이제 노트북을 재부팅하면 된다.

세 가지 장치를 수동으로 설정해야 하지만, 그 외의 다른 모든 장치가 우분투에서 정상으로 작동한다. 씽크패드 답지 않게 배터리 결합이 조금 느신하지만, 이것 때문에 전원에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 누군가 우분투를 깔아 쓸 노트북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씽크패드 X201i 3249-nr2를 소개해 줄 것 같다.

2011년 9월 1일 목요일

파이어폭스 주소창의 검색 엔진 바꾸기

파이어폭스 속도가 느려서 크롬을 이용했는데, 파이어폭스 6를 써보니 크롬에 못지않은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크롬이 순간 검색 기능 덕분인지 웹페이지 로딩이 더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속도면 쓸만하다 싶어서 파이어폭스로 돌아와 보니, 크롬의 주소창 검색 기능이 못내 그립다. 예전엔 주소창 옆의 검색창을 가지고도 잘 썼건만, 주소창 검색의 편리함에 물들었나 보다. 파이어폭스는 주소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기본적으로 www.google.com에서 검색을 하도록 되어 있지만,  크롬처럼 검색 엔진을 쉽게 바꿀 수 없다. 난 구글의 SSL Search를 이용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Beyond Technology란 블로그에서 답을 찾았다.

  1. 파이어폭스를 열고 주소창에 about:config를 입력한다. 
  2. 설정을 함부로 바꾸면 안정성이나 보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가 뜬다. 경고를 마음에 새기고 I'll be careful, I promise!를 클릭한다. 
  3. Filter 창에 keyword.URL을 입력한다.
     
  4. 검색 결과로 나온 keyword.URL 항목을 더블클릭한다.
  5. Enter string value 창이 뜨는데, 여기에 https://encrypted.google.com/search?q=를 입력한다. 다른 검색 엔진을 이용하려면 해당 URL을 입력하면 된다. 
  6. OK를 클릭하면 설정 끝! keyword.URL 항목의 Statususer set으로 변경되었고, Value에는 방금 입력한 주소가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7. 이제 주소창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엔터를 누르면 구글 SSL Search를 이용해서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